Sincero

영웅의 남편 본문

1차/바스티온 M. 핸즈

영웅의 남편

윤라우 2024. 12. 31. 12:42


어떤 가정인데…,
> 가정의 무게
    > 그리하여 이든이 언제나 *너무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어야하는 반면에,


바스티온 마티아 블레이크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영웅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끼는 이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결정 앞에서 그것을 충분히 무겁게 느끼는 사람이어도 되기 때문이다. 그는 아주 느리게, 충분히 잠긴 목소리로, 그 시선들이 분노로 바뀌기 조금 전에야 대응한다.
온순한 수긍 대신, 뱉는 건 대부분 그 결정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문장이다. 그 중 아무도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들이 블레이크 소위에게 건넨 것은 블레이크 대위가 기껍고 또 빠르게 하겠다고 말하길 바라는 명령이고, 당사자도 아니며 그들보다 높은 직급에 있지도 않은 소위는 명령 실행의 결정권자가 아니다.
그는 그저, 그들 스스로 잘못 키운 불순분자다.
그러기에 대위가 그래도 소위 말은 듣잖아, 따위의 프레임은 왜 씌웠단말인가. 대위는 물론 윗선의 명령을 듣는다. 남편의 말은 고려사항일 뿐이다. 명령을 내리는 게 더 명확하나 일말의 평화가 그들에게서 강압적이고 즉각적인 판단을 앗아갔음을 소위는 다행으로 여긴다. 그 역시 충실한 아르칸테의 해군으로서 제안을 빙자한 명령을 전하지 않을 수 없을테지만 그와 영웅의 다른 점은 바로 이것 하나다. 그는 상관 손 밑의 거스러미가 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온건하게 말하여 그렇다. 정정하여, 그는 상관 손톱 밑에 박힌 가시가 되는 것을 기껍게 여긴다. 남이 무겁게 받을 명령을 내놓는 이들이 편안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히 숙고해야하고, 그러지 못했다면 실행 한 후에라도 그것을 곱씹어야 한다는 게 바스티온의 오랜 지론이다. 그게 모든 사람에게 온당히 주어져야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늘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었다.

불편해 질 정도의.


가득 차오르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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