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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cero
초반이 좀 스릴러같아서 처음에는 1분쯤부터 트시는 거 추천 …오빠 열 나? 아니. …모르겠는데. 왜? 왜? 네 꼬라지를 봐라. 맑은 눈을 피한다. 오래 뛰어서 그래. 셔츠 남는 거 있나…. 아니, 들어오지 말아봐. 뭔데. 부부싸움? …좀 들어가서…. 뭐냐고 연락도 없이. 걸음 옮기는대로 길을 틀어막힌다. 어릴 적에나 하던 장난이지만 그래서 더 능숙하다. 그는 그걸 밀고들어갈 생각이 없다. 옷과 신발은 더럽고 깨끗한 실내복을 입은 동생에게는 어린 아이가 있다. 항해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직 별 거 아닌 일로도 급히 부모를 호출해내는. 갈아입는 수고를 더해주느니 그는 그냥 한 발 물러선다. 부부싸움이면 여기서 말하기 좀 그렇지 않겠냐. 오빠 너 진짜 부부싸움 했니? 부부싸움 하고 가출했어? 말은 하고 나왔지..
부정 닫지 않은 문은 잠금장치 걸리는 소리도 없이 열린다. 그는 얼마 전에 기름칠을 한 문짝에 대해 생각하고, 그럼에도 그걸 조심스럽게 닫던 손길을 생각하고, 문을 쾅 닫지 않기 위해 조금 노력한다. 걸음은 거침없이 현관문을 향한다. 다시 돌아온다. 끊어치는 노크 소리는 다급하지 않다. 그는 그것보다 더 여유있게 들리기를 원했지만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한다.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짧은 침묵, 그리고 그래. 침묵만큼 짧은 대답. 자리를 비울 때면 어떤 방식으로건 알리는 게 그가 몸에 익혀온 방식일 뿐이고 늦은 시간에 대한 염려나 그 외의 것들에 대한 어떤 첨언도 따라붙지 않을 것을 이미 알았다. 그의 신경증과 맞고다니지는 않을 무력, 조심성에 대해 그들이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게 다행이다가 아쉬워져..
어린 준위가 드물게 이른 퇴근을 하고 대다수가 정시에 책상을 물린 시간. 방금 해치운 저녁이 채 꺼지지 않아 쌓인 간식거리에도 손길이 가지 않는다. 먹었으니 드러누워 자야하는데 쌓인 종이들은 줄어들 줄을 몰랐다. 아직은 노닥거리게 두겠지만 조금 지나면 어렴풋이 정해진 저녁 시간도 끝난다. 이 상관은 고지식한 면이 있어 어떨 때에는 직급 높은 준위보다 어렵다.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이가 하사와 눈이 마주치고는 몸을 기울인다. 병장이다. “원사님. 재밌는 이야기 해주시면 안 됩니까?” “나는 이야기에 소질이 없는데.” “그래도요.” 열 살 쯤은 가뿐히 어린 사람이니 귀엽게 보실걸. 누가 그랬더라? 병장 눈이 순식간에 굴러내렸다. 피로에 적셔진 눈 밑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저로서는 무리였다. 일이 그렇게 밀렸는..